나의 할머니

 

때론 당신에게 소리치곤 했지요.
때론 당신을 부끄럽게 생각하기도 했지요.

버리면 안될 것이 있을까, 다시 쓸만한 것이 있을까
버려진 물건들을 뒤적이시던 당신.

이젠 그 모든 것이 더없이 그립기만 합니다.
그런일을 하셨던 게 즐겁진 않으셨겠지요.

내가 힘들고 지친채로 집안에 들어서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반겨주셨지요.

자신보단 언제나 가족을 생각하셨고 사랑해주셨어요.

이젠 정말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해 매를 드는 것은 분명 옳은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사랑.

잘못을 저질렀을 때 달려가 안길 수 있었던
아무 꾸지람없이 그저 포근히 안아주셨던 그 사랑은
우뢰와 같이도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두려웠어요. 제가 자신을 세우기전에 당신께서 먼저 이 자리를 떠나실까봐.

이제 당신이 떠나심은 제 가슴에 지워지지 않을 한을 심어주었지만....
멀리서라도 저를 계속 지켜봐주심을 믿겠습니다.

말이란것의 어리석은 한계를 느낄만큼 사랑합니다.
제가 당신곁에 설때까지....